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

복거일을 소개하는 말은 다양하다. 자유주의 사상가, 사회.경제 칼럼니스트, 영어공용화론자, 사회평론가, 소설가, 시인… 그는 이 모든 분야에서 자신만의 일관된 목소리로 왕성하게 활동해오고 있다.

 

특히 소설가 복거일은 우리나라 SF소설의 선구적인 역할을 해오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철저하게 현실을 반영한 작품이 있으니, 바로 '현이립'이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씌어진 소설이다. '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는 그 '현이립 3부작'의 세 번째, 그리하여 현이립의 한 생을 완성하는 장편소설이다.

 

주인공 현이립은 간암 판정을 받았지만 항암 치료를 받기는 거부한다. 그 이유는 글을 쓰기 위해서이다. 암 치료를 받다 더이상 글을 쓰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 작가들을 곁에서 지켜봐온 그는 꼭 써야 할 작품을 떠올리며, 단순한 생명 연장보다 삶의 가치를 좇기로 결심한다.

 

그가 죽기 전에 꼭 써야 한다 생각했던 작품은 바로, 복거일 작가 자신의 책이기도 한 '역사 속의 나그네'의 완결이다. 세 권을 끝으로 미완으로 남았던 그 작품을 마무리 짓는 것이 죽음을 앞둔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던 것. 그렇게 항암 치료를 거부하고 평소와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현이립의 어느 하루. 이 책은 그의 특별한 산책길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아껴서 읽었는데, 어느 새 마지막 페이지다

 

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

 

 

 

우주 저쪽
어느 먼 은하계
자신을 기다리는 운명을 만나러 가는 소년이
기차에 오른다
설레는 가슴으로.
그는 아직 모른다
고향에 다시는 못 돌아오리라는 것을.